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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4.02 도올 기독교 비판.

518 연구소 학술대회

518 연구소 학술대회 egnarts/Memo 2007. 4. 19. 16:43
Posted by 隱鄕

도올 기독교 비판.

도올 기독교 비판. egnarts/Memo 2007. 4. 2. 11:11
도올 김용옥 `밀라노칙령으로 예수 가르침 왜곡` [연합]
저서 `기독교성서의 이해`에서 주장
성경해석을 놓고 기독교계와 논란 중인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4일 오후 회기동 은혜공동체 교회에서 초청강연을 갖고 단행본으로 묶어 낸 ‘요한복음 강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구약 폐기론' 등 성경해석을 둘러싸고 기독교계와 논쟁 중인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최근 펴낸 '기독교성서의 이해'(통나무)를 통해 초기교회의 역사가 '밀라노 칙령'을 기점으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발표한 밀라노 칙령은 오랫동안 탄압받아온 그리스도교 신앙의 자유를 처음 공인하며 기독교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 교수는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유일신 신앙인 기독교를 공인한 것은 "다수의 황제들이 난립하는 시대에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그것은 순수한 정치적 타협이었고 술수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밀라노 칙령에 의해 종교로 공인받은 기독교는 "황제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황제의 종교'"로 엄밀한 의미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담은 순수한 '예수교'는 아니라는 것이다.

김 교수가 볼 때 더욱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소집된 니케아 공의회.

김 교수는 "니케아 공의회에서 예수의 인간성을 강조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아리우스파는 이단으로 취급받았고 성자와 성부가 동일한 실체라는 개념을 강조한 신경이 발표되기에 이르렀다"며 결국 황제에 의해 초대 교회의 모습이 상당부분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신의 존재 증명을 운운하는 스콜라철학의 명제들은 더 이상 기독교를 이해하는 데 유의미한 명제들이 아니다"라며 "헬레니즘의 철학적 탐색의 연장태로서 발전한 로마가톨릭의 이론체계를 기독교로 이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복음서가 출현하게 된 과정을 시기별로 조명한 김 교수는 "초기 낭송의 형태로 전승된 성경은 정경화 과정에서 누구든지 편찬 목적에 따라 새롭게 편집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며 '성서 무오류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결국 김 교수는 "예수의 가르침은 성경 구절에 보이는 예수의 행위에 대한 연구를 통해 파악해야한다"면서 "성경을 자유롭게 연구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80쪽. 1만6천원.
(서울=연합뉴스)


도올 김용옥 `한국 기독교 편협성 벗어나야` [연합]
회기동 은혜공동체교회서 초청 강연
'구약 폐기론' 등 성경해석을 둘러싸고 기독교계와 논쟁 중인 도올 김용옥 세명대 석좌교수가 4일 오후 동대문구 회기동 은혜공동체교회(담임목사 박민수)에서 "한국 기독교계가 초기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따르고 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우리 모두 하나님 안에 하나되어'라는 주제의 초청강연에서 "기독교가 공인된 서기 313년 이전 초대교회들에는 지금과 같은 의미의 경전이 없었으며 교회의 모습도 권위적이지 않고 자유로웠다"며 "그러나 현재 교회들은 항상 새롭게 거듭 태어날 것을 강조했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귀담아 듣지 않은 채 편협한 권위주의에 젖어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이 이야기한 '생명의 나무'는 '우주적 나무'여서 이슬람교, 불교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동참해 하나가 되는 생명공동체의 모습"이라며 "로마황제가 공인한 성경에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이는 지금의 기독교야말로 반기독교적이고 반성령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을 담은 요한복음은 '예수=진리'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그 내용은 결국 인간은 진리를 인식할 수 없으므로 항상 새롭게 영적으로 거듭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 민족이 샤머니즘, 불교, 유교, 기독교 등을 시대별로 열렬하게 신봉했던 까닭은 그 종교들이 갖고 있는 '새로움'과 '보편주의' 때문"이라며 "기독교가 아무런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정체된 채로 머물러 있게 된다면 기독교 역시 다른 종교로 대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강연이 끝난 뒤 "당신은 사랑이오나, 이 민족은 질시와 배타와 반목과 좁은 패거리 의식만을 당신의 말씀인 줄 생각하고, '할렐루야'를 외치는 자가 많다"며 "그들에게 편협한 신념이 신앙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남한의 동포들과 북한의 동포들이 어리석은 체제나 이념을 빙자해 또다시 증오를 일삼는 일이 없도록 무한한 무조건적인 사랑만을 보여달라"고 덧붙였다.

EBS 외국어학습 사이트를 통해 강의 중인 '영어로 읽는 도올의 요한복음'에 대해 "비전문가에 의한 성경 왜곡"이라는 기독교계의 지적과 관련, 김 교수는 "건전한 신학적 비판이 아닌 비논리적 인신공격"이라고 반박했다.

박민수 목사는 "김 교수의 '요한복음 강해'를 읽고 개신교가 귀담아 들을 만한 내용이 많다고 생각해 초청 강연을 마련했다"면서 "작금의 기독교에 대한 김 교수의 비판은 예수님이 그 당시 유대교의 교권주의를 비판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그의 사상은 예수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 은혜공동체교회는 경희대 근처 상가 건물 2층에 자리 잡은 소규모 교회로 젊은 직장인과 학생 등 60여 명의 교인들이 예배를 보고 있다. 이 교회는 심리상담과 예수의 가치를 실천하는 제자훈련을 주된 활동으로 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난 고정된 사고를 하는 사람과 충돌할 뿐` [중앙일보]
기독교 비판 저술로 논쟁대 다시 오른 도올 김용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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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정된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충돌할 뿐입니다."

도올 김용옥(59) 세명대 석좌교수가 다시 논쟁의 한복판에 섰다. 이번엔 '기독교의 권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요한복음 강해'와 '기독교성서의 이해'라는 두 책을 최근 잇따라 펴내며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미 '도올 논어'(2000).'금강경 강해'(1999).'노자와 21세기'(1999)등 저서를 내놓을 때마다 유불도(儒佛道) 3교 인사들과 경전 해석을 놓고 마찰을 일으켰다. 이번 갈등도 그같은 '경전 해석 논쟁'의 연장선 위에 있다.

'요한복음 강해'와 '기독교성서의 이해'는 한국교육방송(EBS)이 2월 6일부터 개설한 '인터넷강좌-도올의 영어원전강독'의 교재로 만들었다.

도올은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데올로기의 내용과 관계없이 자신만 선이라며 어느 한 축을 고집하는 이들과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런 충돌을 통해 '자기 부정'을 경험해 왔다고 했다.

"자기부정은 곧 양보예요. 내가 요한복음을 강의한다고 해서 기독교의 대단한 학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건강한 논의를 유발하기 위한 자극제를 던진 것일 뿐입니다. 끊임없는 자기부정을 통해 자기계발과 변화를 추구해온 사람이 있음을 보면서 우리 젊은이들이 용기를 얻는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합니다."

다음은 기독교계와의 논란을 주제로 나눈 일문일답.

-'구약성경을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되고 있다.

"단 한번도 그렇게 얘기한 적 없다. '구약 폐기론'을 도올이 주장했다는 주장은 폐기돼야 한다. 구약을 왜 폐기하나. 엄연한 유대교 경전이다. 그런데 구약.신약 할 때의 '약'은 계약이다. 구약은 헌 계약이다. 헌 계약을 갱신하고 새 계약을 만들었으면 새 계약을 따라야 한다. 이는 나만의 특별한 주장이 아니다. 신학대 커리큘럼에 다 들어 있는 일종의 상식이다. 구약은 신약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서로서는 타당하다. 그러나 구약은 예수를 믿는 크리스천에게 신앙의 대상일 수 없다. 이에 반기를 들면 그는 크리스천이 아니다."

-'기독교성서의 이해'에서 초대교회의 역사적 정황을 치밀하게 재구성해내고 있다. 역사적 정황을 강조하는 이유는.

"모든 종교의 경전은 믿음의 대상이기만 했지, 이해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경전이 탄생한 문명의 총체적 모습을 보지 않고선 그 경전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어떤 경전이든 그것이 쓰인 구체적 상황이 있다. 모든 책은 인간의 손으로 쓴 것이다. 성서도 성령을 받아서 쓰였음을 100%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손으로 쓴 것임에는 틀림없다."

-종교에서는 신비주의 영역을 존중해야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이 이성과 신앙, 합리적 사고와 신비적 사고, 이런 걸 대립적으로 본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것과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똑같은 정신적 행위다. 그걸 대립적으로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은혜를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성령의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선 이성의 극한까지 가야 한다."

-두 권의 기독교 저서를 통해 "성서 그 자체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해서 하고 있는데, 무슨 뜻인가.

"기독교에 대해선 역사적으로 무수한 논쟁이 있어 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기독교를 빙자하며 선량한 사람들을 등치는 사교(邪敎)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모든 기독교 논쟁의 기준이 성서여야 한다는 뜻이다. 성서 중에서도 예수의 말씀이 중심이 된 신약의 복음서 위주여야 한다. 교회의 이권에 의해 생겨난 담론들을 마치 성서처럼 잘못 파악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그래서 성서로 돌아가야 한다고 한 것이다."

-종교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육체를 가지고 사는 인간은 뭔가 죄를 범할 수밖에 없고,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면, 그걸 하나님이라고 하든, 열반이라고 하든, 그런 초월적 존재 앞에서 인간은 겸손을 배우게 된다.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가장 큰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열어주기 위해 하나님의 계시가 필요하다. 그런데 기독교는 로마 황제의 공인을 받은 이후 인류 역사에서 너무 많은 증오를 가르쳐 왔다. 수많은 전쟁이 종교로 인해 일어났다. 기독교가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증오를 뿌려선 안 된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을까.

"자기를 완전히 희생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경지다.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은 시시콜콜 이유를 붙이지 말라는 뜻이다. 내 몸을 사랑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탕자가 돌아오면 아무런 이유도 붙이지 않고 무조건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기독교는 가르친다.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질 수 없는 자는 나를 따를 수 없다'고 한 것처럼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거다."

-한국 기독교계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가.

"좀 더 유연하고 폭넓은 자세로 우리나라를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한다. 남북관계에서도 기독교가 또 하나의 피비린내나는 역사를 불러올 가능성을 제공해선 안 된다. 종교 조직은 정치와 역사를 리드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종교는 역사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포용하고 치유하는 것만으로도 결국 역사를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직 한국 기독교엔 희망이 있다. 비판받길 두려워해선 안 된다. 하나님 앞에서 떳떳하기 위해 인간 세계의 비판은 얼마든지 수용해야한다."

-기독교의 본질을 정치적 해방신학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예수는 로마의 압제로부터의 정치적 독립보다 인간이 율법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더 중요시했다. 보이지 않는 정신적 사슬에서 벗어나는 것을 더 중요한 해방으로 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방신학이 한때 유행했으나 반독재 민주화운동과 함께 막을 내렸다. 구한말 조선인들이 기독교를 왜 그토록 사랑했는지를 생각해보라. 유교(儒敎)가 율법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유교의 율법에 찌든 아녀자들에게 율법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강조하는 기독교는 그야말로 기쁜 소식(복음)이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것은 바로 율법으로부터 벗어나라는 얘기다. 요즘의 민주사회에서도 보이지 않는 많은 율법에 의해 우리는 얽매어 있다."

-종교와 철학은 어떤 관계인가.

"종교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도 철학이 필요하고, 철학을 이해하는 데도 철학의 배경에 종교적 맥락이 깔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20세기 들어서 과학적 세계관이 세계를 휩쓸었다. 그런데 기독교는 과학적 세계관이 발생하기 이전의 틀을 갖추고 있다. 헬레니즘 배경에서 쓰인 언어들을 문자 그대로 믿으라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래서 21세기는 철학과 종교가 서로 도와야 하는 시대다. 과학적 세계관의 영향을 받은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기독교를 이해시키려는 진지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글=배영대.백성호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balance@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도올 김용옥은
저술 50여권 … '차이에 대한 관용'역설해 와


1986년 군부독재에 항거해 고려대 철학과 교수직을 스스로 사퇴한 이후 도올의 삶은 언뜻 좌충우돌의 전형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50여권의 저술과 각종 대중 강연을 통해 '철학의 다양성'과 '차이에 대한 관용'을 역설해 왔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자신의 삶에선 '차이의 충돌'이 끊이지 않았다. 충돌은 대부분 유불도(儒佛道) 3교의 해석에 관한 것이었다. 이번의 기독교 저술로 인한 갈등으로 유불도에 이어 기독교까지 모두 4교를 섭렵하며 마찰을 일으키는 독특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온갖 갈등의 복판에 있으면서도 그의 움직임은 유연하다. 유불도 분야를 한바탕 흔들어 놓은 과정이 그랬듯이, 기독교계에 이어 곧 또 다른 장르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장르 이동'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이며, 궁극적 지향점은 무엇인가. 종교 분야뿐이 아니다. 그는 한의대를 마친 한의사이기도 하다. 게다가 연극.영화.가요.다큐멘터리 제작과 공연 현장에 참여한 데 이어 논술강좌까지 했다.

"필생의 과업인 '한국 사상사'를 죽기 전에 꼭 쓰고 싶습니다. 한의학.종교.영화 등 나의 학문적 편력을 그 안에 녹여낼 것입니다. 이제까지의 다양한 경험은 나의 '기(氣)철학적 인간학'을 완성하기 위한 학문적 여정이었습니다. 단순히 산발적인 관심의 표출이 아닙니다. 나의 인간학의 완성이 우리 민족 사상사의 완성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그에겐 '학위 수집가'란 별명도 있다. 고려대를 거쳐 타이완대와 도쿄대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80년대 초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를 펴내며 동양학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배영대 기자

◆ 도올 인터뷰에 이어 24일자엔 가톨릭 차동엽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미래사목연구소장) 인터뷰가 같은 크기로 게재됩니다. '도올의 기독교 비판'에 대한 반론입니다.


`검증 안된 신학의 가설 퍼뜨리는 건 룰 위반` [중앙일보]
차동엽 신부, 기독교 비판 도올에게 답한다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신약이 나왔다고 구약이 효력을 잃는 것은 아니죠."

차동엽(49.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겸 미래사목연구소 소장.사진) 신부가 도올 김용옥(59)세명대 석좌교수의 기독교 비판에 대해 전면적인 반박에 나섰다.

논란이 됐던 '구약폐기론'에 대해 그는 "구약은 돌판에 새겨진 법과 관계가 있고, 신약은 사람의 마음에 새겨지는 법과 관계가 있다"고 했다. 율법이 사람들의 눈 앞에 있으면 거부감이 들지만, 마음속에 있으면 달라진다는 것이다.

차 신부는 "구약과 신약 사이에는 형식상 분명한 단절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내용상 끊을 수 없는 연속성이 있다. 그래서 구약이 효력을 잃는 것이 아니라, 신약이 나옴에 따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용옥 교수의 기독교 비판에 반박하는 차 신부와의 일문일답.

(김 교수는 저서에서 '하나님'으로 표기했으나, 가톨릭에선 '하느님'으로 부르기에 기사에선 혼용합니다.)



-김용옥 교수의 '하나님 말씀=로고스(이성, Logos)'의 주장을 어떻게 보나.

"이런 주장은 예수를 추상화시키고 있다. 이성으로서의 로고스는 그리스 철학의 개념이다. 요한복음에 사용된 로고스의 의미는 '이성'이 아니라 구약에서도 썼던 '지혜'다. 히브리어로 '호크마(Hokmah)'이고, 그리스어로 '소피아(Sophia)'다. 요한복음에선 이를 '로고스'로 표현했을 뿐이다."

-그 '지혜'는 '이성'과 어떻게 다른가.

"성서에도 언급돼 있다. '하느님의 지혜는 인간에게 지혜의 마음을 주고 자연을 다스리며 온 세상을 창조하였다(예레 10,12)''하느님의 지혜는 사람이 알지 못하고 오직 하느님만이 아신다.(욥 28,12-13.24)' 다시 말해 순수 이성이 아니라는 뜻이다. 태초에 천지를 창조할 때 하느님의 '지혜'가 창조에 참여한 것이다. 요한복음의 로고스는 그 '지혜'를 뜻한다."

-'회개'의 의미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김 교수는 "'회개'의 원어는 '메타노이아(Metanoia)'다. '마음의 방향을 튼다'는 뜻이다. 그래서 '회개'가 아닌 '회심'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고 했다.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성서적으로 봐도 '회심'과 '회개'는 크게 충돌하지 않는다. 다만 예수님과 이스라엘 사람들은 히브리어를 썼다. 그러나 당시 유행하던 헬레니즘 문화 속에서 성서는 그리스어로 씌어졌다. 그래서 예수님 말씀은 히브리어, 성서는 그리스어다. 그 사이에 언어의 전환 과정이 있다. 그리스어인 '메타노이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슈브(Shub)'다. 여기에는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마음만 돌리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돌린다는 뜻이 된다. 그렇게 보면 '회개'가 더 적합한 표현이다."

-김 교수는 "'요한복음 강해'와 '기독교성서의 이해', 두 권의 책에서 나는 가톨릭을 매우 긍정적으로 봤다. 가톨릭은 결코 내 과녘이 아니다. 문제는 예수님의 말씀 안에 머물지 않는 교회가 많은 개신교"라고 했다. 어떻게 보나.

"개신교계의 문제는 교의가 잘못돼서 자행되는 게 아니다. 실천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는 개신교를 비판하면서 성경 해석의 방법론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 뿌리를 따라가면 가톨릭의 신학을 함께 건드린 셈이다. 이 때문에 가톨릭은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많은 오류를 범했다는 지적이 있다. 김 교수도 "로마 황제의 기독교 공인 이후, 인류 역사에서 기독교가 너무나 많은 증오를 가르쳤다. 수많은 전쟁이 종교로 인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사실이다.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많은 오류를 범했다. 그러나 기독교 전체가 오류를 범한 것이 아니다. 기독교 안의 일부 지도자들이 죄와 실수를 범했다는 말이다. 이에 교회는 수없이 회개하면서 쇄신해 왔다. 역사의 종말까지 이 과정은 지속될 것이다. 김 교수가 범한 실수는 한 면만 보고 침소봉대한다는 사실이다. 어둠과 빛을 동시에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양심가다."

-김 교수는 성령의 자리에 들기 위해선 이성의 극한까지 가야한다고 한다. 이성의 벼랑 끝까지 가본 자만이 안다고 한다. 어떻게 보는가.

"이성의 극한까지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제한돼 있다. 철저하게 철학적 사유를 하는 사람들이나 가능한 일이다. 그건 소수의 아주 진지한 철학자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대중에게 이걸 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예수님이 천국을 선포할 때 논쟁을 일삼는 사람들과 대화하길 싫어했다. 예수님은 논리적이 아니라, 선험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가령 '하느님이 계시다'라고 했지, 그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법을 보이진 않았다. 예수님은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루카 10,21)"라고 했다. 이성적 접근이 가상하긴 하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래서 철학적인 소수의 논리에 그칠 뿐이다. 예수님은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김 교수는 "요한복음 강해를 했다고 내가 대단한 신학자라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건강한 논의를 위한 자극제를 던질 뿐이다"고 한다. 실제 그렇게 받아들일 부분이 있는가.

"먼저 전문가 집단 내에서 논의가 됐어야 했다. 검증되지 않은 의견을 방송사의 인터넷 강의란 대중 창구를 통해 일방통행으로 쏟아내는 것은 룰을 위반한 것이다. 학자의 룰, 전문가의 룰 말이다. 가설을 가지고 대중 앞에 나서서는 안 된다. 그건 위험한 일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공부할 때 이런 논의는 이미 있었다. 한국 신학계가 너무 상식적인 것들을 신도들에게 안 가르쳐 준다"고 김 교수는 비판한다. 수긍할 수 있나.

"이런 주장이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단에선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 커리큘럼의 일환으로 다루어질 수 있다. 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아직 토론 과정에 있는 커리큘럼을 대중에게 유포한다는 점이다. 대중의 이해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때와 장소에 따라서 논의의 수위를 조절할 줄 알았던 예수님의 지혜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종교간 소통은 경전 해석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본다.

"우주관과 세계관이 전혀 다른 여러 종교의 경전들을 비교 해석한다는 것은 아카데믹한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제한된 시도다. 거기에는 많은 한계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서구 사회에선 역사적 인간으로 예수를 보기도 하고, 신앙의 대상으로 예수를 보기도 한다. 김 교수는 "한국 기독교계는 예수의 권위와 신성을 건드릴 수 있는 어떠한 접근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한국 기독교계는 절름발이인 셈"이라고 했다.

"인정한다. 역사비판학적인 관점으로 성서에 접근한다고 해서 성서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역사의 예수를 통해 예수님의 존재를 더욱 구체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다만 역사비판학적인 접근법에는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위험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을 뿐이다. 한국 기독교계에 이런 식의 접근법이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가령 '한 글자도 비판하지 말라'는 식의 문자주의적 입장은 한국적 기독교 현실의 한계이자 아쉬움이라고 할 수 있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 차동엽 신부=세례명은 로베르토. 1981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다. 해군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서울 가톨릭대학교와 미국 보스턴 대학 등에서 수학했다. 박사 학위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취득했다.

91년에 사제로 서품 되었으며 현재 인천 가톨릭대학교 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또 교리 연구 및 성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미래사목연구소'소장직을 맡고 있으며, 교회 월간잡지 '참 소중한 당신'의 주간도 겸하고 있다. 평화신문에 성서를 분석한 글을 연재하고, 평화방송 강의와 전국 순회 강의 등을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지개 원리'(동이)라는 자기 계발서를 썼다. 발간 100일 만에 10만 부가 넘게 팔리며 화제가 됐다. 주요 저서로는 '여기에 보물이 있다''밭에 묻힌 보물' 'Hi, 미스터 갓'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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