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축구 2.

교도소 축구 2. egnarts/Impressions 2004. 7. 4. 23:36
[그라운드 요지경] '엽기' 교도소 축구대회
납치팀ㆍ강도팀ㆍ마약팀…

[조선일보 최만식 기자]'남을 잘 훔쳐야 축구도 잘한다.'

각종 범죄유형의 죄수들 가운데 누가 축구를 가장 잘 할까? 정답은 납치범들이었다. 이같은 사실을 입증한 '엽기 축구대회'가 남미에서 열려 화제에 올랐다.
지난 3일(한국시간) 페루 리마의 루리간초 교도소에서 열린 '교도소 코파 아메리카(Prison Copa America)'가 그 실험무대였다. 이 대회에서 죄수들이 죄목별(납치, 강도, 마약복용, 절도 등)로 12개 팀을 구성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출전국의 이름을 내걸고 출전했다. 코파 아메리카의 개최국인 페루가 4일 앞으로 다가온 대회 개막(7일)을 기념해 마련한 이벤트였다.

모범수 400명이 선수로 선발돼 죄목에 따라 팀을 꾸린 뒤 추첨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코파 아메리카 참가국의 이름을 선택하도록 했다. 관중으로는 역시 죄수 8000명이 총동원됐다. 제아무리 교도소내 친목을 위한 이벤트라지만 각종 흉악범들이 즐비한 죄수들을 마냥 방치할 수는 없는 일. 500여명의 무장 교도관과 경찰이 운동장 주변과 교도소 외곽을 삼엄하게 경비한 가운데 대회가 치러졌다.

12개 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 결과 납치범팀(아르헨티나)과 강도팀(페루)이 결승에서 맞붙어 1대1로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납치범팀이 2-1로 이겨 발재간이 가장 좋은 범죄자 반열에 올랐다. 3-4위전에서는 마약사범팀(콜롬비아)가 절도범팀(에콰도르)을 1대0으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

대회 MVP도 뽑혔다. 승부차기의 대접전에서 상대의 킥을 막아낸 납치범팀 GK 롤란드 아스코이씨(27)가 영광을 안았는데, 7년째 복역중인 그는 부상으로 코파 아메리카 한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특별 외출을 받아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다.

한편 아르헨티나 진짜 축구대표팀은 경기 결과에 대해 좋은 징조라는 촌평을 내놓기도.

( 최만식 기자 )
Posted by 隱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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